유타 주에는 5개 국립공원이 있다. 그중 캐년랜드 국립공원이 가장 크다. 콜로라도강과 그린강이 하나의 국립공원을 세 개로 나누어 놓는다. 이렇게 나누어진 국립공원은 서로 연결되어 있지도 않다. 그래서 입구가 각각 따로 있다.
간혹 미국의 국립공원은 하나의 국립공원을 차로 다 돌아볼 수 없이 나뉘어져 있는 경우가 종종 있다. 캘리포니아의 피나클스 국립공원도 그중 하나다. 거대한 산악지형을 두고 두 개의 입구가 각각 반대편에 있고 트레일만 연결되어 있을 뿐 차로 통과는 어려웠다.
캐년랜드 국립공원 남쪽, ’ 더 니들스(the Needles)‘와 북쪽, ’ 아일랜드 인 더 스카이(Island in the sky)‘를 하루씩 다녀왔다. 하나의 국립공원이라 해도 남쪽과 북쪽이 워낙 떨어져 있어 하루에 두 곳을 다 보는 것은 무리이기 때문이다. 이번이 미국 국립공원 돌아보기 28번째이다.
바늘처럼 뾰족하게 솟아있는 지형을 가져서 더 니들스(The Needles)
바늘처럼 꼭대기가 뾰족하게 솟아 붙여진 이름이다. 모압(moab) 다운타운에서 한 시간여 거리이다.
미서부를 여행하다 보면 흔히 보게 되는 것이 앞뒤로 펼쳐진 지평선이다. 그래서 신기하게도 이번처럼 흐린 날에는 지평선 멀리에서 내리는 비와 때론 번개 치는 모습까지 생생하게 보며 운전하는 경험을 하기도 한다.
캐년랜드 일대는 1억 8천만 년 전 북아메리카 대륙 유타 주 일대가 바다였던 때부터 바람과 물과 시간이 만들어 놓은 것들이다.
그래도 이 일대 곳곳에서 인간이 살았던 흔적을 발견하게 된다. 바위틈에는 이 땅의 인디언이 살았었고 그다음에는 서부 카우보이들이 머물렀던 흔적도 있다. 매일 트레일을 걸어서 다리는 아프지만 여행이 끝나고도 기억에 남는 것은 언제나 힘들게 걸어가서 본 풍경이다.
다음날은 북쪽 모압에서 가까운 아일랜드 인 더 스카이캐년랜드다
멈춘 듯 고요한 세상이 내려다보이는 메사 아치를 보자면 왜 이름이 ‘아일랜드 인 더 스카이’인지 짐작이 간다. 그저 비현실적이라는 생각만 든다. 누군가 저 아래 땅을 밟은 이 가 있을까 싶게 인간의 흔적이 안 닿았을 것만 같은 세상이다. 마치 지구상이 아닌 어딘가 별에 와 있는 느낌이랄까
오랜 세월이라 말하기도 긴 지구의 시간이 흐르는 동안 땅에는 층마다 다른 토양이 쌓이기도 하고 깎여나가기도 했다. 약한 흙이 깎이고 단단한 층의 흰 토양이 남아 자연에 예술작품을 만들어 놓았다고 한다.
지질학에 대해 아는 바가 없으니 비지터센터에 들러 보는 것으로 이곳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그저 대충 가늠해 보는 정도로 만족해야 한다. 억만년 단위로 넘어가는 시간이 만들어 놓은 것을 보며 지금을 사는 우리는 이달이 벌써 가는 것이 더 빠른 듯하다.
고요함 속에 전혀 그린리버 같지 않지만 그린리버가 흐른다.
by 50plusUS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