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에 본격적으로 여름이 시작되기 전 6월, 피나클스 국립공원을 다녀왔다. 2013년에 미국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캘리포니아에 있는 피나클스(Pinnacles)는 한적하게 캠핑을 즐기거나 등산을 하기에 더없이 좋은 곳이다.
LA에서 북쪽으로 195마일 떨어진 곳, 대규모 농장들이 많은 살리나스 밸리 동쪽에 위치해 있다.대부분의 국립공원이 입구를 들어가 한바퀴 돌고 나오거나 국립공원을 가로질러 통과하게 되어있는 반면 피나클스는 서쪽과 동쪽 입구가 서로 연결되어 있지않다. 그러니 어느 쪽을 갈 것인지 미리 정해야 한다.
5번 프리웨이에서 콜링가(Coalinga)시를 통과해 동쪽으로 들어가는 캠핑장과 트레일이 일반인들에게는 인기있다. 콜링가시를 지나게 되면서 부터는 셀폰도 잘 안잡히는 한적한 198번 국도를 한참 달려가야 한다. 미국을 여행할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이곳을 지날 때도 마냥 달려도 드넓게 펼쳐진 대지의 끝을 알수 없게 만든다.
피나클스 국립공원의 대표적인 것 중 하나는 멸종 위기에 있는 캘리포니아 콘도르라는 새의 서식지로 더욱 유명하다. 콘도르는 양쪽 날개를 펼치면 그 길이가 9 피트나 되고 머리가 대머리인 것이 특징이다. 바로 이러한 새들이 하늘에서 유유히 활강하는 모습이 보이기 시작한다면 국립공원이 가까이 온 것을 알 수 있다.
피나클스 국립공원은 오랜 세월이 만든 조각품
과학자들에 의하면 피나클스 국립공원은 대략 2,300 만년 전 화산작용에 의해 생성되었다고 추정한다. 여러 화산에서 여러 번 분출되어 화산암 층들이 형성되고 침식작용과 지진대로 인한 지각변동의 영향으로 지금의 아름다운 국립공원의 모습으로 남게 되었다.
오랜 세월은 가파른 계곡과 거대한 자연기둥, 암석벽을 만들어 산정상에 오르면서 보는 피나클스는 감탄을 연발하게 만든다.
콘도르의 보호지역으로 유명하다
1987년까지 전 세계에 캘리포니아 콘도르가 22마리만이 남아있었다고 한다. 이후 피나클스는 공식적으로 콘도르를 보존하기 위한 지역으로 지정되었다. 그래서 하늘을 나는 이 지역의 콘도르를 보게되면 날개에 번호달린 태그를 붙이고 있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콘도르는 빅서 등 주위 지역을 자유롭게 왔다 갔다하며 살고 있다.
캠핑장에서도 이른아침이나 해지는 저녁엔 남동쪽 산등성이 위로 날고 있는 콘도르를 관찰할 수 있다. 물론 산꼭대기로 하이킹을 한다면 공중쇼처럼 펼치는 콘도르의 날개짓을 아주 가까이서 볼 수도 있다.
국립공원내 캠프그라운드
여름에는 피나클스의 기온이 낮에는 100 ° F 이상으로 오르기도 하지만 밤에는 시원하고 밤하늘에서는 별들이 매일밤 쏟아진다. 하지만 가까운 주위에 호텔이나 숙박시설이 없기에 캠프그라운드를 이용 해야한다. 텐트사이트와 RV 캠핑장이 있으며 장비없이도 즐길 수 있는 텐트캐빈을 대여할 수 있다.
이곳에는 더욱이 국립공원 캠핑장에서는 보기 드문 수영장시설이 있어 아이들이 즐기기도 좋다. 국립공원내 비지터센터옆에 작은 마켓이 있어 한가로이 캠핑장에서 꿀맛같은 아이스크림을 즐길 수도 있다.
캠핑그라운드 입구에 해가 뉘엿넘어가고 관광객 차량이 줄어드니 노루가 찾아왔다. 캠핑객들과 아무렇지 않게 함께 캠핑장을 거니는 녀석을 보니 우리가 이곳에 잠시 들어온 손님이구나 싶다. 인간은 이땅의 주인에게 피해주지 말며, 흔적을 남기지 말고 조용히 다녀가는 손님이 되어야 한다는 마음으로 자연을 즐겨야 하겠다.
피나클스 국립공원 트레일 산행
다양한 코스의 트레일들이 있지만 먼저 가장 쉬운 코스는 캠프그라운드를 가로질러 이어진 벤치 트레일이다.
Peaks View 파킹랏까지 가는 코스로 평지의 숲속과도 같다.
경사도 없는 트레일엔 한창 California Buckwheat(캘리포니아 벅위트)이 꽃밭을 이루고 있었다.
이제 제대로 등산을 하고싶다면 피나클스 국립공원을 한눈에 내려볼 수 있는 High Peaks로 가야한다.
가장 대표적인 코스로는 Bear Gulch 파킹랏에서 출발해 작은 협곡을 따라 올라가는 Condor Gulch로 올라 High Peaks 트레일로 돌아내려오는 코스가 인기있다.
이름처럼 꼭대기에서는 바위를 깎아 만든 계단을 올라야 하고 제법 난코스가 있지만 처음 제대로 등산을 한것 같아 흥분되기도 했다.
운좋게도 하늘을 가르듯 비행하는 콘도르도 관찰할 수 있었다.
트레일을 걷다보면 정상에서의 장엄한 풍경 뿐만 아니라 아기자기한 등산로를 즐길 수 있는 많은 것을 경험하게 해준다.
캘리포니아의 다른 국립공원에 비해 덜 알려진 곳이지만 등산객도 많지않고 자연을 그대로 느낄수 있어 산행을 원한다면 한번쯤 가보길 권한다.
by 50plusUS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