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한창인 때에 미국동부여행 중 메이플 시럽을 만드는 농장을 구경했다. 메이플 나무들이 온통 알록달록 단풍을 뒤집어쓴 계절에 농장에선 맛있는 메이플 시럽과 다양한 메이플 쿠키를 볼 수 있었다.
미국 동부 여행 버몬트 주를 가다
미동부 뉴잉글랜드로 불리는 곳에 있는 버몬트주는 미국에서도 사계절이 뚜렷한 지역이다. 또 버몬트 주의 75퍼센트가 산림으로 되어있다. 그래서 가을이면 아름다운 단풍의 물결로 장관을 이룬다. 또한 동부에서 눈이 가장 많이 오는 곳이기도 하다.
산이 많은 버몬트 주는 낙농업과 농작물 재배가 주 소득원이다. 한적한 시골 풍경과 유서 깊은 미국 초기 이민자들의 다운타운을 구경하는 것은 또 다른 즐길 거리이다.
버몬트주 대표상품은?
따끈한 팬케이크에 달달하게 뿌려먹는 메이플 시럽은 미국에서 빼놓을 수없는 아침메뉴이다. 그리고 미국에서 판매되는 메이플 시럽의 반이상이 나오는 곳이 바로 버몬트 주이다. 하지만 메이플 시럽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전혀 생각해보질 못했었다.
메이플 시럽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이번에 들른 슈가부시 팜(Sugarbush Farm)은 버몬트주에서 메이플 시럽을 채취하는 3000곳 중 한 곳이다. 버몬트 주에서 흔하게 볼수 있는 메이플나무가 온 산을 덮고 있다. 메이플 시럽은 이런 메이플 나무에서 수액을 채취하여 만들어진다.
그리고 나무에서 수액을 채취하는 슈가링시즌은 사실 봄이 막 오려는 3-4월이다. 수액 채취는 나무에 잎이나기 시작하는 늦은 봄이 되면 끝난다. 잎이 날때는 나무에게 영양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수액을 채취하려면 보통 메이플나무가 40년이상은 되어야 한다. 나무의 지름이 10-12인치가 되는 나무에 구멍을 뚫어 수액을 채취하게 된다. 물론 단풍이 한창인 지금은 슈가링시즌이 아니다.
예전엔 양동이를 나무기둥에 하나씩 매달고 수액을 받았다고 한다. 작은 쇠로 만든 Spout를 꽂아 나무줄기로 오르는 수액을 꺼내는 것이었다. 똑똑 떨어진 수액이 가득차면 눈쌓인 산에서 마차로 실어 날랐다. 하지만 지금은 플라스틱 튜브를 연결해 나무에서 나오는 수액을 산 아래 탱크로 곧장 내려오게 하고 있었다.
나무에서 채취한 수액을 오랜 시간 끓이고 나면 보통 40갤런 정도가 1갤런으로 졸여진다. 그게 바로 100프로 순도의 메이플 시럽인 것이다. 처음 나무에서 받은 수액은 설탕 농도가 2% 정도로 맑은 물에 가까워 대부분의 수분을 날려버리는 것이다.
오랜시간 끊여 순도높은 시럽이 되는 것이라니 메이플 시럽이 만들어지는 과정이 신기하기만 하다.
시럽의 농도를 재는 방식은 의외로 간단했다. 전통적인 방법으로 샘플을 햇빛에 비춰 본 색깔로 등급이 정해진다. 작은 유리병에 담긴 시럽을 나무 상자의 구멍을 통해 보아 색상으로 농도를 파악하는 것이다. 메이플 시럽은 색상에 따라 쓰임새가 다르게 정해진다. 우리가 흔히 팬케이크에 뿌려먹는 시럽부터 바베큐나 쿠키 등을 만들 때 사용한다.
버몬트 주 메이플 시럽 농장에 봄이 오면 다시 가고 싶다. 나무마다 수액을 걷어 시럽을 끓이면 얼마나 달달한 냄새가 진동을 할까. 그리고 농장 한켠에선 메이플 쿠키도 만들어지겠지. 단풍 진 지금과 또 다른 모습의 버몬트 주의 전원풍경이 궁금하다.
by 50plusUS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