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륙을 여행하다 보면 희한한 지형과 흔치 않은 자연의 모습들을 만나게 된다. 오리건주에 있는 화산폭발 현장에서 고스란히 살아 남겨진 뉴베리 국립화산모뉴멘트도 그중 하나이다.
북아메리카에 속한 미국대륙은 다른 대륙에 비해 신생대륙으로 지구상에서 나이가 어린 셈이다. 그러니 거대한 자연의 현상으로 만들어진 진귀한 것들이 아직 사라지지 않고 그대로 남은 곳이 많다. 더욱이 사람의 흔적이 닿지 않은 곳들이 대부분이라 고스란히 그 모습을 지키고 있다.
미서부 오리건주 중심부에 위치한 데슈츠 국유림(Deschutes National Forest) 내 뉴베리 국립 화산 기념물(Newberry National Volcanic Monument)로 보존하는 화산폭발 지역이 있다.
오리건주의 작은 소도시 밴드에서 조금 내려온 이곳 일대는 온통 검은 화산암으로 덮여있다. 뉴베리 화산 현장에 Trail of the Molten Land는 검은 아스팔트로 깔아놓은 트레일이다. 1마일밖에 안되는 짧고 쉬운 트레일이지만 독특한 등산로의 경치를 안겨준다.
이곳은 약 7천년전 용암이 흘러내린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인간의 흔적이 닿지 않아 생생하다. 화산이 폭발해 흘러내린 용암은 흔히 볼수 없는 멋진 풍경을 만들어내고 있다.
화산폭발로 흘러내린 용암지대 사이를 걸으며 언덕을 오르면 광활한 이곳 일대가 한눈에 담기도 어려울 만큼 넓게 펼쳐져 있다. 용암이 흘러 여전히 생명체가 살기 어려운 곳과 푸르게 나무들이 솟아나 있는 곳의 경계가 뚜렷하게 보인다. 경계부분에서 갑자기 폰테로사 소나무가 빼곡히 있는 숲이 보인다.
진기한 풍경들이 펼쳐져 있는 것이 신기하기만 하다. 일대에 화산들이 세월을 두고 폭발하며 흘러내린 용암이 라바랜드를 만든 것이다.
화산이 분출한 용암뷰트(Butte)도 보인다.
등산화가 필요없는 아스팔트 트레일을 오르면 꼭대기 전망대에서 거대한 캐스케이드(Cascade) 산맥도 한눈에 들어온다.
용암으로 뒤덮인 곳에도 세월이 흐르니 꽃씨가 날아와 생명을 잉태해 놓았다. 온통 녹아내린 죽은 땅과도 같은 검은 용암대지에 핀 꽃이라 더 아름다워 보인다.
화산폭발 현장에는 엿가락처럼 줄기를 꼬며 비틀어져있는 소나무들을 볼 수 있다. 괴물처럼 보이는 모양에 라바 네스 몬스터(Lava Ness Monster)라 불리는 나무들이다. 물을 찾아 뿌리가 안간힘을 쓴 흔적이다. 군데군데 용암더미에 나와있는 나무들이 처참해 보이지만 생명력이 경이롭다.
by 50plusUS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