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요즘같이 여행이 자유롭지 못한 시대를 맞이하게 될 줄 예상 못했을 것이다. 여행분야는 계속 성장하는 분야였고 사람들은 점점 더 지구 구석구석을 찾아 나서기에 바빴었다.
평생 여행을 좋아하지 않던 이들도 나이가 들면 여행을 가게 되는 사람도 많았다. 마치 그동안 못다닌 것에 대한, 또 얼마남지 않은 생애 아쉬운 만큼 돌아보고픈 마음에서 인듯하다.
‘Armchair Traveler’ 이른바 방구석 여행자되기
미국에서는 여행에 대한 TV프로그램이나 비디오를 모여서 편안한 의자에 앉아 보는 것을 말한다. 요즘 대부분의 사람들이 방구석 여행자로 살고 있다.
예전 우리의 여행은 마치 미션을 성공하고 와야하는 여행 같았다. 인터넷에서 본 좋다는 장소, 소문난 맛집 등을 소위 ‘찍고’ 와야 잘 다녀온 여행이었다. 대표적으로 인터넷에 나와있는 장소를 빠뜨리면 그건 여행을 제대로 한 것이 아닌것만 같았다.
하지만 지금의 여행은 집에 편안히 앉아 내 컴퓨터로, TV로 즐기는 여행이다. 무엇을 할까, 어디를 갈까 계획하지 않아도 된다. 프로그램만 선택하면 알아서 최고의 것만을 보여준다.
방구석 여행자가 되기위해 지난 여행의 추억을 꺼내보는 것도 좋다. 여행지에서의 사진을 정리하고 사온 기념품을 다시금 꺼내놓고 즐기자. 또 사온 먹거리가 남아 있다면 그 여행지에 대한 프로그램을 보며 먹으면 어떨까. 또는 여행지에서 먹었던 음식을 만들어 먹어보는 것도 추억을 더할 것이다.
나처럼 방구석 여행자(Armchair Traveler)가 되기위해 여행책을 읽는 것도 추천한다. ‘김영하작가의 여행의 이유’를 읽으며 나의 여행에 대해 돌아보게 되었다.
언어는 쉴새없이 변하고 언어에 민감한 이들은 시시각각 낡아가는 언어들을 금새 감별한다. 모국어의 바다를 떠나면 이런 변화가 잘 느껴지지 않고 언어의 신선도에 덜 민감해진다.
책중에서
우리는 흔히 미국살며 영어도 안되는데 이제 한국말도 안된다는 이야기를 종종한다. 바로 내 언어는 내가 모국을 떠나오던 그때 그대로 멈춰있기에 낡은 언어가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가끔 한국여행을 가면 그 느낌은 더 하다. 변하는 것 못지않게 익숙했던 것에서도 느끼는 거리감은 낡은 모습으로 다가온다. 그래서 붕떠버린 듯한 여행자의 모습이 되곤 한다.
나이가 들면서, 점점 더 사회적으로 나에게 부여된 정체성이 때로 감옥처럼 느껴지는 순간이 많아지면서, 여행은 내가 누구인지를 잠시 엊어버리러 떠나는 것이 되어가고 있다.
책중에서
마치 버블처럼 세계 곳곳을 누비는 여행자들이 부풀어 올랐다가 갑자기 터진 느낌이다. 비행 교통수단의 발달과 인터넷으로 인해 정보가 공유되며 많은 이들은 쉽게 여행자가 되었다. 물론 그러한 발달이 지금의 이 멈춰버린 듯한 코로나시대를 부추기기도 했다.
이렇듯 여행자는 어디로 여행하느냐에 따라, 자신이 그 나라와 도시를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또한 그 도시의 정주민들이 여행자를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자신을 드러내고 싶은 방식을 적극적으로 조정하고 맞춘다. 때로 우리는 노바디가 되어 현지인 사이에 숨으려 하고 섬바디로 확연히 구별되고자 한다.
책중에서
여행지에서 느껴지는 현지의 분위기는 우리를 바꾸어 버린다. 내가 타지의 문화속에 흡수되어 동화되기도 한다. 그런가 하면 때론 왠지 어색함속에 이방인이 되어 뒤로 물러나 엿보기도 하게 되는 것이다. 이것은 아무리 고해상도의 화면으로도 방구석 여행자에게 전달해 줄수 없는 느낌이다.
우리들 대부분은 돌아올 지점이 어딘지를 분명히 알고 여행을 떠난다. 목적지는 바뀔 수도 있다. 그러나 돌아올 곳, 가족과 친구들이 있는 곳, 내 집과 내 물건이 있는 곳은 여정이 끝날 때까지 변하지 않는다. 여행의 원점, 여행이 실패하거나 큰 곤란을 겪을 때 돌아갈 수 있는 베이스 캠프, 그 곳에서 우리는 피해를 복구하고 다시 삶을 이어갈 수 있으리라 믿는다.
책중에서
현실에서 좀 벗어나고 싶어 설레는 마음으로 여행의 짐을 꾸린다. 가벼운 마음으로 비우고 채우기를 반복하며 여행하는 동안 결국은 내가 돌아올 곳으로 회귀하고픈 마음이 자리한다.
그 여행이 길면 길수록, 더 많이 비우고 채웠다면 내 자리로 돌아간다는 것 또한 설레이게 만든다.
지금의 방구석 여행의 끝이 언제일지 모르지만 이 또한 모두가 즐기는 시간들이 되기를 바란다.
방구석 여행자 되기에 도움되는 글을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