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치기 쉬운 일상의 순간에서 느낌들을 잡아서 책으로 엮어낸 작가 유혜원. 삶의 현장에서 깨닫게 된 사실들을 긍정적이고 사려 깊은 시선으로 담아낸 진솔한 이야기들이 들어있다.
책 속에서
‘어떡할까?’ 살면서 수 없이 하는 말이다. 그때마다 내 안의 목소리에 가장 귀 기울인다. 다른 사람과 의논도 하고 조언을 구하기도 하지만 결국 답은 내 안에 있다. 우리는 살아가는 동안 자신과 가장 많은 대화를 한다.
인생이 허무하고 외롭고 쓸쓸해서 우울증이 생겼다면 자신에게 기쁨이 될무언가를 찾아야 한다. 나는 내 인생의 주인공이다. 막을 내리기 전까지 신나는 무대를 이끌어가기 위해 글쓰기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돌이켜보면 아이들을 낳은 후 내가 하는 모든 일에는 아이들을 위해서라는 이유가 붙었던 건 사실이다. 나를 위해 시간을 갖는 것도,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조차도 그랬다. 독서를 좋아하는 내가 책을 읽는 이유 중 하나가 그런 엄마의 모습이 아이들 교육에 가장 바람직하는 말을 실천하기 위한 것이었다.
열심히 살아가는 엄마를 거울로 삼으면서 스스로 자신의 삶을 꾸려가는 원동력을 얻을 수 있다. 자기 일은 스스로 판단하고 책임질 수 있는 능력을 키울 수 있다.
험난하고 복잡한 세상을 현명하게 사는 방법은 끝없는 욕망을 절제하는 자아 성찰이다. 그리고 감사함을 찾는다. 감사는 마음에 평온을 가져오고, 즐거움을 만든다.
서운하거나 못마땅한 상황이 있더라도 그 순간이 지나고 나면 이해할 여지가 생긴다. 그리고 좋고 싫은 감정에 너무 솔직 하다가는 상처를 줄 수 있는 관계이므로 조금씩 순화해서 표현해야 한다.
상대방의 말이나 행동을 ‘그럴 수도 있다.’라고 이해하며 차이를 인정해야 한다. 그렇게 사는 것이 서로 행복한 방법이고, 지혜로운 삶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새긴다.
현관의 신발을 정리하다가 신고 다니던 신발의 뒤축이 한쪽으로 치우쳐서 닳아있는 것을 우연히 보게 되는 경우가 있다. 자주 들던 핸드백이 소소한 마찰들로 흠집이 나 있거나 귀퉁이가 마모된 것을 발견하는 때도 있다.
시간은 그렇게 스치듯 조용히 변화를 만들어간다. 세월 앞에 모든 것은 퇴색한 결과물로 남지만, 그 위에 쌓이는 것이 있다. 숲속에 낙엽처럼 초록의 잎은 퇴색되어 떨어지지만, 뿌리에 주는 자양분으로 쌓인다.
먼 훗날 또 다른 생각들이 이어지다가 지금에 다다른다면, 후회하지 않을 오늘을 살고 싶다. 후회는 어리석은 일이다.
나에게 말걸기 ㅣ 유혜원 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