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이민 와 살고 있는 동안 참 많이도 달라진 것들이 많다.
처음 캘리포니아 LA에 왔을 때인 1990년대 말에만 해도 한국차들이 도로에 다니는 것도 신기했고 전자제품 매장에서 한국 가전제품이 보이면 마냥 뿌듯하게 생각 되어졌었다.
지금은 벌써 훌쩍 세월이 흘렀지만, 어느날엔가는 미국 쇼핑몰 푸드코트 대형 TV에서 갑자기 들리는 한국노래에 놀라서 보니 싸이가 나오고 있어 순간 내가 한국에 있는가 하는 착각을 한 적도 있었다.
그런가 하면, 얼마전부터는 운전하다 듣는 라디오에서 심심치 않게 BTS의 노래를 들을 수도 있으니 참 한국의 문화콘텐츠가 많이 발전했구나 싶다.
그런데 2020년, 이번엔 또한번 깜짝 놀랄 일이 벌어졌다.
영화의 본고장 LA에서 영화 기생충(Parasite)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6개부문에 후보로 오르더니 감독, 작품, 각본, 국제영화상까지 4개부문에 상을 수상한 것이다.
백인이 대세인 미국에서, 아니 전세계 영화계를 대표하는 아카데미에서 한국영화가 상을 받았다는 것은 대단한 것이다. 한국영화라는 것 말고도, 자막이 있는 외국영화가 이렇게 상을 휩쓸었다는 것만으로도 대단한 일이다.
아카데미는 미리 후보작을 선정하고 몇천명의 투표권한이 있는 멤버에 의해 수상작을 결정한다고 한다. 그러니 그 경쟁에서 수상을 했다는 것은 참 대단한 것이다.
미국에 살다보니 한국에서 손님이 오면 가장 대표적인 LA 관광코스 중 하나인 헐리우드 거리를 종종 가게 된다. 그러면 길거리에 있는 스타들의 이름들을 찾고 거의 미국이 대세인 영화와 전세계 유명배우들의 이름을 보며 왠지 우리와는 쉽게 넘보기 힘든 다른 세계같이 보였었다.
물론 요즘은 몇몇 한국인의 이름을 찾을 수 있게도 되었지만 개인적인 뛰어난 활동과 달리 이번 영화제 수상은 이제 미국 영화판에 우리 한국작품도 나란히 설수 있는 정도가 되었다고 보여진다.
미국에 처음 왔을 때 간혹 신기하게 눈에 띄던 메이드 인 코리아의 전자제품과 자동차 등이 지금은 흔하게 미국거리에서 한국차를 보게 되었고 한국 냉장고, 세탁기, TV등 전자제품은 이제 미국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브랜드로 꼽히고 있다.
머지않아 한국영화와 K-pop도 이곳 미국땅에서 자주 접하게 될 징조라는 것을 현지에서 살아온 경험으로 느껴진다. 또 빨리 그런날이 왔으면 하는 바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