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지순례라는 말이 있다. 성지순례에 빗대어, 유명빵집을 다니는 것을 말한다. 나도 퍽 빵을 좋아하는 편이어서, 다른 도시에 여행을 가면 유명 빵집은 꼭 한번씩 들러보곤 한다.
추석이 다가오니 대전현충원의 가족들과 인사를 나누기 위해 대전에 갔다. 코로나 19는 많은 것을 바꾸어놓았고, 또 바꾸어 놓고 있는 중이다.
대전현충원 역시 이번 추석에는 사전예약을 한정해서 받고 있으며 그 외에는 참배가 불허된다. 우리처럼 미리 성묘를 온 사람들이 제법 많았는데 음식취식금지. 30분이내 참배를 마치고 퇴장하라는 안내방송이 끊임없이 나오고 있었다.
늘 그리워 자주 찾아오는 가족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설, 추석처럼 이름붙은 명절에는 꼭 찾지않으면 서운한 마음이 들어 잠시라도 들러보게 된다.
짧은 성묘를 마치고 대전 온김에 성심당을 찾아갔다.
대전 성심당은 튀김소보로, 일명 튀소로 유명하다. 전국에 매장이 많아졌고, 캘리포니아에도 매장이 있다고 하니 유명하긴 유명한 모양이다.
우스개소리로, 대전의 대표관광지가 성심당이라고 한다. 대전의 볼거리가 딱히 많지 않다보니 오죽하면 성심당이 대전 관광지라고들 말할까 싶긴하다. 대전이 고향이신 분들은 수긍하시려나, 서운해하시려나 모르겠다.
빵을 파는 매장, 케잌만 취급하는 매장이 별도 건물로 넓었고, 윗층엔 산 빵을 가져가서 먹거나, 브런치를 주문해 먹을 수도 있는 카페매장도 있다.
코로나19 로 입구에서부터 QR코드를 찍거나 인적사항을 기록해야 한다. 체온도 측정해야 하고, 당연히 마스크없이는 입장 불가하다. 인적사항 기록보다는 QR코드찍는걸 선호한다. 수기로 기입할 필요없이 스마트폰 하나로 참 편한 세상이다.
빵집 매장은 오픈주방으로 분주했다. 수많은 빵들이 끊임없이 나오고, 끊임없이 팔려나갔다.
역시 가장 유명한 것은 튀소. 그리고 보문산 메아리.
튀소는 선물셋트로 팥과 고구마가 들어있는 것. 그리고 판타롱부추빵이 담겨져 있는 상자가 굉장히 잘 팔렸다.
그리고 성심당 DCC점 한정 도룡뇽식빵이 있다. 행정구역이 도룡동이라서, DCC점 한정으로 도룡뇽식빵을 판다고. 식빵과 페스츄리 중간쯤의 식감인데 꽤 맛있다.
2층의 성심당 카페에선 브런치를 먹을 수있다. 요즘같은 고물가시대에 제대로 나오는 브런치가 6000원이면 매우 훌륭하다. 특히 이 성심당 카페의 인테리어는 입구부터 레트로풍인데 탁자는 자개상을 개조해 만들어두어서 굉장히 특색있다. 우리처럼 예전을 기억하는 세대에겐 향수를, 젊은 세대에겐 새로운 흥미로 다가올 듯.
대전을 지나는 길이라면 한번쯤 성심당을 들러보는 것도 재미있겠다. 본점보다는 DCC점이 주차하기가 훨씬 편하다. 건물앞 도로변에 주차 가능하다.
글 : 전명원 (작가, 에세이스트) 저서 ‘그저 그리워할 뿐이다’